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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망막색소 변성증은 넓은 의미에서 퇴행성 망막 질환의 일종에 해당한다.  망막에서 일하는 유전자가 300 종류에 이르는데, 이들 유전자에 이상이 생기면 각종 퇴행성 망막질환들이 발병할 수 있다.
    이같은 변이 유전자 중에서 약 80개 정도가 망막색소 변성증 (RP)의 발병과 관련되어 있다고 과학자들은 추정한다. 이 같은 사실은 질환의 발병 원인이 각각 다르다는 뜻이며 (80여 종류의 알피), 각 변이유전자 별로 유전의 형태도 다를 수 있다.

    다행히 지난 2000년 이후 첨단 유전공학의 발전에 힘입어, 많은 부분의 알피 관련 변이유전자들이 매년 학술적으로 새롭게 규명되고 있으며 현재까지 65% 정도가 밝혀졌다.

    과학자들은 수년 안에 나머지 변이유전자들도 밝혀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관련 질환의 예방과 치료에 커다란 도움이 될 것이다. 다시말해서 변이 유전자의 규명은 해당 망막질환의 원인을 밝힐 수 있고, 동시에 치료 약물의 개발이나 유전자 치료의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유병률이 3,000- 5,000 명 당 한명 정도로 보고된 망막색소 변성증은 크게 가족력이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로 구분된다.

    전체 알피 환자의 50% 정도에서 가족력이 동반되며 우성 유전, 열성 유전, 반성 유전 등의 형태를 보인다. 하지만 가족력이 없이 생기는 돌발형 (Sporadic) 알피 질환도 50%에 가깝다.

    특히 돌발형의 경우는 약 50개 정도의 열성형 변이 유전자에 해당되어, 통계학적으로는 일반인의 경우에도 약 5.48 명에 하나 꼴로 이 같은 유전자를 보유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알피는 어느 가족도 이 질환으로 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매우 흔한 유전자적 질환 (Genetic Disease)인 셈이다.

    다만 이같은 돌발형 알피 질환들은  희귀형 열성 유전자에 속하기 때문에 유전자 분석으로 규명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도 유전자 분석 기술이 급속도로 발달하기 때문에 조만간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1) 유전자란 무엇인가?

    인간을 구성하는 모든 세포에는, 세포핵(nucleus) 안에 유전 정보를 담은 염색체(chromosome)가 있다.

    인간의 염색체는 크기가 모두 다른 46개 (23쌍)의 염색체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염색체는 22쌍의 상염색체(autosomes)와 1쌍의 성염색체(sex chromosome)로 구성되어 있다. 성염색체는 남성과 여성을 구분하는 중요한 염색체로, 남성은 XY, 여성은 XX로 이루어져 있다.

    염색체는 부모에게서 반반씩 물려받게 되며, 이곳에 유전자(gene)가 포함되어 있다. 염색체는 DNA(Deoxyribonucleic acid) 분자로 이루어져 있으며, DNA는 뉴클레오티드(nucleotide)라는 기본 단위가 아래위로 연결된 이중나선 구조의 거대 분자이다. 

    유전자는 쌍마다 다른 특성을 지닐 뿐만 아니라 한 쌍의 유전자도 각각의 특성이 모두 다르다. 일반적으로 유전자가 변형된 것을 돌연변이라 하며 이 돌연변이 유전자는 비정상적인 특징이나 질병의 원인이 된다.

    따라서 부모로부터 반씩 물려받은 유전자 중 변이 유전자가 있을 경우, 한쪽만 변이가 있어도 발병되는 우성형 (Dominant) 과 둘 다 동시에 변이유전자를 물려받아야 발병되는 열성형 (Recessive)으로  나눌 수 있다. 그러나 성염색체 XY에서도 X형 변이유전자로 발병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을 X-연관 유전 또는 모계형 반성 유전이라고 한다.


    2) 유전자의 기능적 분류

    부모님에게서 물려받은 유전자들은 세포 내에서 생물학적 기능을 하기 위한 물질 (생체 단백질 -Protein)을 만들어 낸다.  따라서 변이유전자를 물려받으면 이같은 물질들이 정상적으로 만들어지지 않아 세포 내에 쌓이게 되고, 오랜 시간이 지나면 세포가 죽어가는 원인이 된다.

    이러한 현상이 시각을 만들어내는 광수용체 조직에서 발생하고 그것이 명암을 구분하는 막대세포인 경우 전형적인 알피 질환이 발병하는 것이다.  반대로 중심 시야를 담당하는 원뿔세포 부터 죽어가는 경우는 황반변성이나 스타가르트 질환이 발병된다.

    현재까지 밝혀진 이러한 유전자들을 기능적으로 분류하면 아래와 같다.

    - 시각작용에 관여하는 유전자 : RHO, PDE6A, 6B, CNGA1, B1, SAG, GUCA1
    - 세포내 대사에 관련하는 유전자 : ABCA4, RPE65, RLBP1, LRAT, RGR
    - 세포 구조 및 골격에 관련 유전자 : RDS, ROM1, TULP1, CRB1
    - 신호 전달 물질에 관련된 유전자 : USH1C, 2A,3A, SEMA4A, RP2
    - 전사인자에 관여하는 유전자 : PRPF31, PRPF8, PRPF3, RP9, NRL,
    - 세포내에 단백질 수송 유전자 : MYO7A, USH1G
    - 섬모 형성에 관련된 유전자 : RPGR
    - 이들 이외에도 조절 유전자, 식세포 작용에 관련된 (MERTK) 유전자 등이 있다.

    이처럼 연구를 통하여 밝혀진 유전자들은 알피 발병의 원인을 추정할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장래에 본인의 변이 유전자들을 진단받게 되면, 자기에게 해당하는 알피의 원인을 밝힐 수 있으며 동시에 치료 예방의 길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로돕신 (RHO) 이외에는 정확한 유전자 분석을 하는 기관이 없다. 그러한 이유로 협회는 지난 2007년 유전자 분석 사업을 통해 시범적으로 알피 관련 역학 조사를 국립유전자 쎈타와 함께 서울대병원 안과에서 진행해 온 바 있었다.

    앞으로 협회는 국내 첨단 분석 기술과 함께 국제적인 진단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모름지기 선진국형 실명퇴치를 위한 상시적 망막 유전자 분석 기술을 마련 중에 있다.


    3) 유전의 형태에 따른 분류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일반적으로 알피 질환은 우성, 열성, 반성과 같은 여러 가지 유전의 형태를 띠고 있다. 국제적으로는 우성 유전이 15-20%, 열성 유전이 20-30%, X-연관 반성 유전이 6-10% 로 추정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40-50%는 돌발형 알피라고 보여진다.

    한편 협회와 국립 유전자쎈타와 공동으로 주관하고, 서울대병원 안과의 유형곤 교수팀에서 진행한 유전자 분석 연구는 한국의 경우 우성이 12.1% 열성이 17.3% X-연관 반성 유전이 8.8 % 나머지 61.9% 돌발형 알피로 조사되었다. ** 유형곤 저서 유전성 망막질환 참조

    알피의 경우 가족력이 있는 우성의 경우, 다른 유전 방식의 알피 보다는 양상이 경미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현재까지 17개의 유전자가 밝혀져 있다.  그 중에서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로돕신 유전자 (RHO) 를 비롯하여 RP1, PRPF31, ROM1 등이 있으며 로돕신의 경우 전체 우성 질환의 25-40% 를 차지하고 있다.

    참고로 로돕신이 변이되었다고 해서 반드시 우성 질환의 알피가 발병되는 것은 아니다. 유전자를 구성하는 수 백개의 아미노산의 위치에 따라 망막 질환은 다른 형태로 발병될 수 있어 더욱 과학적인 유전자 분석과 정확한 진단 정보가 필요할 것이다.

    이 외의 여타 열성 및 반성 유전에 대한 형태별 유전자의 분류는 협회가 주최하는 쎄미나와 별도의 자료를 참조 할 것.





    4) 어떻게 유전되나 ?

    알피를 가진 부모나 정상인 중 알피 변이 유전자를 보유한 부모로부터 전해지는 유전자들은 아래와 같이 자녀에게 유전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A) 우성유전 (Autosomal Dominant)
    우성유전은 서로 다른 성질을 가진 상염색체 한 쌍 중 나타나는 쪽을 말한다. 즉, 나팔꽃의 붉은색 유전자와 흰색 유전자가 쌍으로 존재할 때, 나팔꽃의 색깔이 붉은색으로 나타나는 경우 붉은색 유전자를 우성이라 한다. 이러한 형태의 유전은 다음 세대에 전달될 확률이 50%이며, 남녀간의 차이는 없다.

    우성유전을 하는 RP의 경우, 부모 중 한 명이 우성 RP 유전자 하나를 가진 환자이고 다른 한 명이 정상인이라면, 확률적으로 자녀들 중 50%는 우성 RP, 50%는 정상이다.

    다음 그림은 RP 환자인 아버지와 정상인 어머니에게서 나타날 수 있는 유전 형태이다.
     

    <그림2-3-1우성유전의 예>


    우성유전은 수 세대에 걸쳐 계속 유전이 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그러나 드물게는 단지 다음 세대에만 유전되는 경우도 있고 세대를 건너서 유전되는 경우도 있는데, 세대를 건너서 유전되는 것을 격세유전이라 한다.


    B) 열성유전(Autosomal Recessive)
    우성유전에 대립되는 말로, 서로 다른 성질을 가진 상염색체 한 쌍 중 나타나지 않는 쪽을 말한다. 즉, 나팔꽃의 붉은색 유전자와 흰색 유전자가 쌍으로 존재할 때, 나팔꽃의 색깔이 붉은색으로 나타나는 경우 흰색 유전자를 열성이라 한다. 두 개의 열성 유전자가 같이 만나야 나타나므로 우성 유전에 비하여 나타나는 확률이 적으며, 남녀간의 차이는 없다.

    열성유전 형태의 망막색소변성은 두 개의 열성 RP유전자가 만났을 때 비로소 나타난다. 만일 두 개의 유전자 중 하나는 정상, 다른 하나는 열성 RP유전자를 물려받았을 경우를 보인자(Carrier)라 하며, 망막색소변성은 나타나지 않지만 돌연변이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상태이다.

    아래 그림은 보인자인 아버지와 보인자인 어머니 사이에 나타날 수 있는 유전 양상이다. 양친이 보인자인 경우 다음 세대에 망막색소변성이 유전이 될 확률은 남녀 성별구분 없이 망막색소변성 25%, 보인자 50%, 정상 25%이다.
     

    <그림2-3-2 열성유전의 예>



    만약 정상인 사람과 망막색소변성 환자가 만나서 열성유전이 된다고 가정했을 경우 다음세대는 망막색소변성 환자는 나타나지 않으며, 100% 보인자가 된다.

    C) 반성유전(X-Linked)
    반성유전은 남녀의 성(性)을 구분 짓는 성염색체와 깊은 관련이 있다. 성염색체는 X염색체와 Y염색체로 이루어져 있으며, XY는 남성, XX는 여성으로 나타난다. 성염색체와 관련된 유전 이상의 경우 주로 X염색체에 의한 반성열성유전이다.

    반성유전이 X염색체의 돌연변이로 발생한다는 것 때문에 망막색소변성은 모두 모계로부터 유전된다는 잘못된 상식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반성유전은 망막색소변성의 다양한 유전 형태 중의 하나일 뿐이며, 전체 환자를 기준으로 했을 때 차지하는 비율은 대략 10% 정도이다. 따라서, 어머니가 망막색소변성 환자라고 해서 반성유전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림2-3-3 반성유전의 예>



    X 염색체성 반성유전은 여성보다 남성에게 많이 나타난다.  망막색소변성의 아버지와 정상인 어머니가 결혼해서 자식을 낳을 경우 딸은 모두 보인자가 되고 아들은 모두 정상이 된다. 정상인 아버지와 망막색소변성 보인자인 어머니가 결혼해서 자식을 낳을 경우, 아들 중 50%는 정상, 50%는 망막색소변성이고, 딸은 50%가 정상, 50%가 보인자이다.

    정상인 아버지와 반성유전의 망막색소변성 환자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자식은 아들 모두 망막색소변성 환자가 되고 딸은 모두 보인자가 된다. 그러나 2013년도의 학술 연구에서는 반성 유전의 경우라 할 지라도, 간혹 딸들에게도 알피가 발병될 수 있음이 보고되어 알피 질환은 생각보다 더욱 복잡하고 다양한 유전 경향을 띠고 있다 할 것이다.